“갑상선 기능 저하증, 다이어트가 안 되는 진짜 이유”
“아무리 식단을 조절해도 살이 안 빠져요.”
“운동을 꾸준히 해도 오히려 체중이 느는 것 같아요.”
혹시 당신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지금 가장 먼저 의심해봐야 할 것이 바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입니다. 다이어트가 안 되는 원인을 단순한 ‘의지 부족’으로 탓하기 전에, 우리 몸의 기초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오늘 글에서는 갑상선 호로몬과 갑상선기능 저하증, 이와 체중 변화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몸의 에너지 생산과 대사율을 결정하는 핵심 호르몬입니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주요 호르몬인 T4(티록신)와 T3(트라이아이오도티로닌)은 우리가 섭취한 영양소를 에너지로 바꾸는 데 관여하죠. 그런데 이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몸은 에너지를 충분히 태우지 못하고, ‘저에너지 모드’로 들어갑니다. 이는 곧 지방 축적, 체중 증가, 피로, 냉증, 부종, 우울감 같은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여성에게 흔한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나 폐경기 전후의 호르몬 변화는 갑상선 기능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혈액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오는 ‘경계선’ 상태일 수도 있다는 점이에요. 이럴 경우 명확한 진단 없이 오랫동안 ‘이상한 피로’와 ‘원인 모를 체중 증가’를 겪게 되죠.
따라서 체중 증가와 피로가 지속된다면, 단순한 식이조절이나 운동 계획을 세우기 전에 반드시 TSH, Free T4, Free T3 수치를 함께 확인하는 갑상선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체온이 낮고 손발이 찬 느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증상 등이 있다면 더욱 의심해봐야 해요.
건강한 체중 감량은 호르몬 균형이 전제되어야 가능합니다. 기초대사량의 중심축인 갑상선 호르몬을 점검하는 것, 그것이 진짜 다이어트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1. 갑상선과 체중: 호르몬이 만든 신진대사의 엔진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으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대표적인 호르몬으로는 T3(트리요오드티로닌)와 T4(티록신)가 있습니다. 이 호르몬들은 체온 조절, 에너지 생산, 세포의 활동 속도 등 거의 모든 생리 기능에 관여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면 우리 몸은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지만, 부족해지면 몸 전체가 느려지기 시작합니다. 심장이 천천히 뛰고, 소화는 느려지며, 체온도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체중 증가로도 직결됩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식사량은 예전보다 줄었는데 살이 찐다”고 호소합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신진대사의 속도를 급격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지방으로 저장되는 비율이 훨씬 높아집니다. 이로 인해 체중이 늘어나고, 부종이 생기며, 피로감까지 겹쳐 운동조차 어렵게 만듭니다. 단순한 의지력이나 운동 부족이 아니라, 몸 안의 ‘호르몬 연료’가 떨어진 결과입니다.
2.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주요 증상과 진단법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매우 다양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단순히 체중 증가만으로 진단하긴 어렵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3가지 이상 나타난다면, 반드시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 증상 체크리스트
- 쉽게 피로해지고 기력이 없다
- 피부가 건조하고 푸석푸석하다
- 몸이 붓고 체중이 늘어난다
- 추위를 잘 타고 손발이 차다
-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많이 빠진다
- 변비가 잦다
- 생리 불순, 생리양 감소
- 우울감이나 기억력 저하
이런 증상들은 하나하나 보면 흔한 불편일 수 있지만, 동시에 나타난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의심해야 합니다. 진단은 간단한 혈액 검사로 가능합니다. TSH(갑상선 자극 호르몬), FT4(유리형 티록신), 경우에 따라 T3 수치를 함께 측정합니다. TSH가 높고 FT4가 낮다면 전형적인 갑상선 기능 저하증입니다.
3. 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체중 감량을 방해할까?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체중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은 단순히 대사 저하에 그치지 않습니다. 몇 가지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초대사량의 감소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우리 몸의 ‘평상시 소비 칼로리’가 감소합니다. 이전보다 적게 먹어도 살이 찌는 이유입니다. - 부종과 수분 저류
갑상선 기능 저하는 림프 순환과 수분 배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체중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분이 정체된 경우도 많습니다. - 지방 연소 효율 감소
호르몬 부족은 지방 산화를 저해하고, 지방 축적을 유도합니다. 운동을 해도 지방이 잘 타지 않는 느낌이 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운동 지속력 저하
피로감, 근육통, 관절 뻣뻣함 등으로 인해 운동을 꾸준히 하기 어렵고, 활동량 자체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듯 갑상선 기능 저하는 단순히 체중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체중 감량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장애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4. 여성의 갑상선과 다이어트: 생리주기와의 연결고리
여성은 남성보다 갑상선 질환 발생률이 5~10배 이상 높습니다. 이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면역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자가면역성 갑상선염(하시모토병)은 대부분 여성에게 발생하며, 특히 폐경 전후, 출산 후에 발병이 잦습니다.
생리주기와 체중 변화에 민감한 여성의 경우, 갑상선 기능 저하가 생기면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 생리불순 또는 무월경
- 배란장애로 인한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악화
- 복부 비만 증가
- 기분 변화와 우울감으로 인한 폭식 충동
또한 여성들은 외모나 체중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갑상선 문제로 체중이 늘어나면 심리적 스트레스도 커지게 됩니다. 이는 다시 호르몬 불균형을 악화시켜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갑상선 기능 회복을 위한 실천 전략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됩니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도 호르몬 밸런스를 돕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① 영양소 균형 맞추기
- 요오드: 해조류(김, 미역, 다시마)
- 셀레늄: 브라질너트, 달걀, 참치
- 아연: 굴, 소고기, 해바라기씨
이 세 가지는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꼭 필요한 미량영양소입니다.
②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을 높이고 갑상선 기능을 억제합니다. 명상, 가벼운 산책, 수면 개선이 기본입니다.
③ 무리한 다이어트 금지
칼로리 제한이 과하면 TSH가 급증하고 갑상선 기능이 더 저하될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식사 간격이 중요합니다.
④ 정기적인 건강검진
40세 이후 여성은 특히 매년 갑상선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유전적 요인이 있거나 출산 후 체중이 급격히 증가한 경우는 더욱 필요합니다.
“살이 안 빠지는 이유, 내 몸의 언어에 귀 기울이세요”
많은 사람들이 체중 증가나 다이어트 실패를 자신의 의지력 부족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때때로 우리 몸은 의지가 아닌 ‘호르몬’의 명령에 따라 움직입니다. 특히 갑상선 기능 저하증처럼 대사 속도 자체가 느려지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해도 체중이 줄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단지 살을 찌게 만들 뿐 아니라, 피로, 무기력, 우울감, 집중력 저하, 냉증, 피부 건조, 생리 불순 등 다양한 증상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변화가 우리 몸이 보내는 도움 요청의 신호라는 점이에요. 이를 무시하고 무작정 굶거나 운동 강도를 높이는 방식의 다이어트는, 오히려 호르몬 불균형을 심화시켜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나의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체중 증가, 피로감, 수면 문제, 추위를 잘 탐 같은 증상이 함께 있다면, **갑상선 검진(TSH, Free T3, Free T4 등)**을 꼭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한 식이조절로 해결되지 않는 체중 문제는 건강 신호의 일부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얼마나 덜 먹었느냐’보다 **‘몸이 왜 에너지를 쓰지 않으려 하는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몸이 보내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검진과 생활 습관 조정을 통해 호르몬 균형을 회복한다면, 체중도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건강한 감량은 결코 몸과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 몸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때, 우리는 더 지속 가능한, 더 근본적인 건강 회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살이 안 빠진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그것은 당신의 몸이 지금, 무언가 말하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